임금체계 개편 이슈 배경
우리나라에서 임금체계 개편에 관한 필요성은 1990년대 중반부터 논의되어 왔다.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에서 보편적인 임금체계인 연봉(호봉) 중심의 임금체계는 연공서열적 동양적 가치와 부합되고 종업원의 귀속의식 및 충성성 제고, 조직의 안정성 유지면에서는 효과적 임금체계로 기능을 발휘해 왔다.
그러나 근년에 인구고령화, 근로자들의 가치관의 변화 등과 같은 사회문화적 환경변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글로벌 경쟁의 격화, 저성장시대로의 진입 등과 같은 경제적 환경 하에서 연공급 임금체계는 임금이 근로자들의 근속연수에 따라 상승하고 근로자가 맡고 있는 직무의 가치나, 직무수행 능력, 성과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능한 근로자들의 사기저하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과중되고, 기업의 생산성 및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문제점 등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 외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통상임금 논란 등의 문제도 있지만, 특히 저출산,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 대비해서 2013년 4월에 "고령자 고용촉진법"이 개정되어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시켜 2016년부터는 300인 이상 대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2017년부터는 모든 기업체 및 국가·지방자치단체에 까지 확대 시행된다.
한편, 이에 따라 법적으로 60세까지는 정년이 보장됨으로써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이 확보는 된다. 그러나 연공급 임금체계를 유지하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더욱 과중되어 실질적인 정년연장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60세 정년제의 안착을 위해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도 의무화시킴으로써 임금체계 개편 이슈가 뜨겁게 재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임금체계 개편 방향
연공급 임금체계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는 임금체계로는 직무급, 직능급, 그리고 숙련급(기술급), 역량급 등이 있다.
직무급은 직무의 중요도, 곤란도, 책임도 등의 상대적 가치를 기준으로 기본급을 결정하는 임금제도로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의 원칙에 입각한 가장 합리적인 임금체계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직무급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직무급의 도입은 외부 노동시장의 미발달, 직무평가절차의 복잡성 및 직무평가방법상의 문제, 유교적 가치관과의 충돌 등으로 단기적으로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유규창 교수는 직무급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해명하고, 직무급 도입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있는 바, 먼저 직무급의 도입은 신중히 접근하되, 직무급 도입이 용이한 직무부터 선정하여 우선적으로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 직무들은 조직 전체의 인적자원관리의 틀을 바꾸지 않더라도 직무급 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즉 ① 타 업무와 구분이 명확하고 독립적인 업무가 가능한 직무, ② 유사 업종의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직무, ③ 외부 노동시장에서 비교가 용이하며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직무, ④ 전문성이 강하여 기존의 인사시스템으로는 보상 결정이 어려운 직무, ⑤ 외부 전문가의 영입이 용이한 직무, ⑥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직무의 내용이 바뀌지 않는 직무 등이다(유규창, 2013:18 및 2014:45~51).
직능급의 경우는 일류기업들은 다품종 소량생산, 유연적 조직방식을 가지고 있어 일에 고정되는 보상보다는 사람의 능력이나 자격을 중시하는 직능급이 적합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훨씬 고용 비중이 큰 중소기업 근로자들이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적용되기 어려운 임금체계이다(이장원, 2014:2).
현실적으로 볼 때, 정년보장 및 고용안정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은 점진적으로 추진하여 노사 간 이해상충의 폭을 최소화하는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서는 단기 및 중·장기 개선과제 도출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2년 이내) 정년보장 및 고용 안정의 틀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되도록 60세 정년연장이 시작되기 전에 현재 복잡한 임금구성항목을 기본급을 중심으로 단순화하고 연공급체계에 직무급, 직능급 등을 추가해서 병존형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직무체계가 일(직무가치)·능력·성과와 연동되도록 하는 직무전환 및 경력경로 다양화 작업도 필요하며, 연공급체계에서 인건비 부담경감을 위한 기업의 고령자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고령자 적합 직무 개발도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년보장 및 고용안정이라는 틀을 정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바, 임금체계와 직무체계를 연공서열·학력 중심에서 일·능력·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채용, 평가, 승진 등 인적자원관리의 체계 역시 일·능력·성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임금 수준 및 격차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도 필요하다(이장원, 2014:57).
이제 우리나라 기업도 동태적인 기업환경 변화와 시장경쟁의 격화, 노동력의 고령화와 젊은 층의 능력지향적 가치관, 인건비 부담의 과중 등의 기업 내외의 환경변화에 대처하고, 특히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생존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연공급 임금체계를 경쟁력 지향적인 직무가치·능력·성과위주의 임금체계로 개편·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 기업의 전략과 조직구조, 직종 및 직무의 특성, 생애경력단계, 노동조합의 유무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고, 특히 개편된 신임금체계에 대한 근로자들의 수용성 증대를 위해 제도 설계 시에 근로자들이나 노조대표들의 참여는 필수적인 것으로 사료된다.
'인적자원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과배분제도의 정의, 특징, 유형 등 (0) | 2023.06.14 |
---|---|
연봉제의 정의, 특징, 유형 (0) | 2023.06.13 |
임금형태 관리의 정의, 유형 (0) | 2023.06.11 |
직무급의 의의와 특징, 유형, 장단점 (0) | 2023.06.10 |
연공급의 의의와 특징, 유형, 장단점 (4) | 2023.06.09 |